쿠팡은 선불충전금을 88%를 은행에 신탁하고 12%는 예금으로 예치하며, 쿠팡의 선불충전금은 10만원으로 고정돼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온다. 선불충전금은 가치를 미리 충전해 소비하는 것으로, 쿠팡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상대적으로 크며, 이는 락인효과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쿠팡은 간편결제와 포인트 적립 혜택을 통해 고객들을 묶어두는 효과를 낸다.
- 쿠팡의 선불충전금은 88%를 은행에 신탁하고 12%는 예금으로 예치함
- 쿠팡의 선불충전금은 10만원으로 고정돼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음
- 쿠팡은 락인효과를 유도하기 위해 선불충전금을 운영
- 선불충전금을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를 내고 있음
- 기업은 선불충전금을 이용함으로써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음
- 선불충전금이 규제 대상이 될지 자유롭게 시장에 맡겨져야 할지 논란이 있음
간편 결제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업들의 선불 충전금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쿠팡의 10만원으로 고정된 선불 충전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약 1,100억원의 선불 충전금을 은행에 신탁하거나 예금으로 예치했다.
선불 충전금은 소비자가 해당 플랫폼에서 사용할 금액을 미리 충전해 두고 현금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충성 고객 지표 중 하나로 간주된다. 카페, 배달 서비스, 쇼핑 플랫폼 등은 선불 충전금 사용 시 결제 금액의 1~3%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적립해 주며 고객을 유인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각 사의 선불 충전금 운영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선불 충전금 잔액 규모는 카카오페이 5,217억원, 네이버페이 1,160억원, 쿠팡 1,098억원, 토스 1,07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선불 충전금이 1,000억원을 넘었다. 연말까지 성장을 지속하여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선불 충전금 규모가 9.3% 증가하며 토스를 앞질렀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1,000만 명 이상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편의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 가능한 '범용페이'인 반면, 쿠팡페이는 자체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자체페이'로, 쿠팡의 선불 충전금 잔액은 상대적으로 큰 규모다.
쿠팡의 선불 충전금 '쿠페이 머니'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충전 금액 단위가 10만원으로 고정된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쿠페이 머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5,000원을 결제하더라도 10만원을 충전해야 한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충전 단위를 1만원으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5,000원을 결제하고자 한다면 1만원을, 11,000원을 결제하고자 한다면 2만원을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쿠팡의 충전 금액 단위가 높은 이유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락인 효과란 소비자가 한 번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충전해 둔 돈을 환불받고자 할 때 가능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선불 충전금을 활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로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를 낸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이 주로 쿠팡을 자주 이용하는 충성 고객이기 때문에, 결제 후 남은 금액을 다음에 사용할 생각으로 남겨두는 경향이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선불 충전금은 환불 가능한 시스템이지만, '돈이 있으니 저기서 사자'는 생각을 하는 고객들을 묶어두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불 충전금을 활용하는 업계에서 10만원 고정 충전 금액은 이례적인 일이며, 간편 결제는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1,000원이 부족해도 10만원을 충전해야 하는 시스템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선불 충전금 100%를 은행에 신탁해야 한다. 하지만, 불가피한 사유로 일부를 신탁하지 않고 직접 운용할 경우, 운용 대상 금액에 대해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쿠팡은 1,098억원 중 965억원(88%)을 우리은행에 신탁하고, 나머지 133억원(12%)은 예금으로 예치했다. 이로 인해 쿠팡이 선불 충전금을 은행 예금에 넣어 발생하는 이자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특정 금전 신탁(MMT) 이자율은 약 3.5%대로 알려져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12개월 예금 금리는 3.55~3.9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은 넣어둔 선불 충전금을 잊고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잠자는 금액도 상당할 것"이라며, "당연히 한 번에 충전하는 금액이 클수록 그 금액이 머무는 기간도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133억원을 예금한 것은 회사 자체 운용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예금 예치 이자 수익은 일반 예금 상품 수준이지만, 쿠팡페이가 예금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보험료를 부담하고 있어 신탁 수익에 비해 오히려 수익률이 낮다"며, "쿠팡페이는 고객 경험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최소 충전 금액을 설정하고 운영 중이며, 고객들은 선불 충전금 사용 시 1% 포인트 적립 혜택을 누리고 언제든지 충전금 잔액을 즉시 환급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선불 충전금이 많이 이용될수록 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미래의 매출을 미리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어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그러나 선불 충전금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할지, 시장에 자유롭게 맡겨야 할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기업들의 선불 충전금이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사실 소비자도 포인트 지급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