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42회 '만개' 특집에는 대세 배우로 떠오른 박성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박성훈을 반가워하며 "런닝맨 나올 때만 해도 헐렁한 캐릭터로 큰 웃음을 주고 갔는데 '더 글로리'부터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2019년) '해투' 나갔을 땐 다섯 분 중 한두 명이 알아보셨는데, '더 글로리' 이후론 다섯분 중 서너 분이 알아봐주시고, '눈물의 여왕' 이후로는 더 알아봐 주신다. 방콕에서 '열대야'라는 영화를 촬영 중인데 거기서도 알아봐주셔서 신기하더라"고 겸손하게 밝혔다.
다만 광고는 "전혀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박성훈은 "제가 욕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며 "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 댓글이나 DM으로 심한 욕설이 온다. '죽여버리겠다', '나랑 맞짱 한 번 뜨자'고. 기분 나쁘지 않고 '이 또한 관심이다'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고 너스레 떨었다.
박성훈은 2025년 '유퀴즈' 출연이 목표였는데 조기 달성을 한 것, 목표하던 수입을 최근 달성 후 대폭 상향 조정한 사실도 자랑했다. 이에 유재석이 "요즘 신나죠?"라고 묻자 박성훈은 "신난다기보다 감사하고, 좀 더 행동거지에 신경 쓰고 조심스러워진다. 아무래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비행기 탈 때 술도 먹고 숙면을 취하는데 그런 걸 자제하게 되고 후배들도 많이 생기니 언행도 조심하게 된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된다.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무려 차차차기작까지 정해져 있는 사실을 자랑하기도 했다. 먼저 '오징어 게임2'는 막바지 촬영 중이고, 영화 '열대야'는 방콕을 오가며 촬영 중이며, 대학로 출신으로서 7년 만에 연극 '빵야'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2'에 대해서는 "인상깊은 캐릭터지 않을까"라고 살짝 스포일러 해 눈길을 끌었다.
박성훈은 사주 앱을 통해 성공을 스포일러 당한 것도 밝혔다. 평소 사주 앱을 자주 본다는 박성훈은 "23년도 작년부터 일이 잘 풀리고 24년도 비슷한 흐름으로 간다더라"며 "25년은 더 잘되고 44살에 집대성을 이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성훈은 해당 앱을 김수현에게도 전도했다며 처음엔 부정적으로 여기던 김수현이 한 번 사주 앱을 보더니 "내 지난 인생이 그대로 서술돼 있어"라고 반응한 일화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성훈은 이름을 잃은 대표 배우로서 본명 '박성훈'으로 그대로 활동하게 된 계기도 공개했다. 박성훈은 "저를 '하나뿐인 내편'의 고래 아니면 '더글로리'의 재준이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이름이 오히려 흔해서 평범하면 외우기 어렵잖나. 검색창에 검색해보면 65명이 나오더라"며 사실 처음엔 성이라도 특이하게 바꿔야 하나 고민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나는 박성훈 중에 가장 유명한 박성훈이 되고자 밀고 있다"고.
과거 친인척이 법대, 의대 출신이라는 소문과 함께 재벌설, 금수저설에 휩싸였던 박성훈인 만큼 집안 얘기도 빠질 수 없었다. 박성훈은 "저는 사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고 IMF 이후 많이 힘들었다. (아버지가) 은행 다니시다가 IMF 때 퇴직을 하셔서 어려웠다"며 이 탓에 학창시절 친구들이 햄버거를 사먹을 동안 계단에 앉아 기다리다가 아버지에게 울며 전화한 일화, 군대에서 휴가를 나간다고 집에 전화하니 어머니가 '엄마 아빠 밥에다가 물 말아서 김치만 놓고 먹고 있어. 네가 휴가 나오면 5천 원이라도 줘야 할 것 같은데 줄 돈이 없으니 안 나오면 안 되니'라고 하신 일화 등을 고백했다.
박성훈은 "속상함이 제일 컸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그런 말을 할까 싶어서. 전화 끊고 많이 울었다. (부모님이) 공인중개사를 몇 년 하셨는데 그때 집값들이 많이 떨여저서 몇 년간 사무실 임대료랑 집 월세랑 가만히만 있어도 나가는 돈이 엄청 큰 거다. 가지고 있던 빌라도 처분하고 점점 악화돼서 경제적으로 굉장히 곤란했던 위치까지 갔다"고도 회상했다.
이 때문에 전역하자마자 알바를 시작해 패스트푸드, 호프집, 전단지 돌리기 등 안 해본 알바가 없다는 박성훈은 심지어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집에 산 적도 있다고 밝혔다.
박성훈은 "연극할 때는 정말 힘들었고 처음 극단에 있을 때 1년에 5만 원 벌었다. 연극할 때 한 7년 정도 룸메이트랑 '기생충'에 나오는 송강호 선배님 집 같은 데 있잖나. 창문 높이가 지면이랑 똑같고 그런 집에서 보증금을 누나한테 빌려 다달이 갚으며 7년을 살았는데 장마철만 되면 싱크대가 역류해서 정강이까지 차는 거다. 콘센트에 닿으면 감전사 하니까 겨울 솜이불로 빗물 적셔 퍼내기도 했다. 그걸 7년 내내 했다"고 말했다.
박성훈이 매체 연기를 시작한 것은 부모님 때문이었다. 빨리 자리를 잡아서 부모님께 용돈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극 무대에서 넘어와 '하나뿐인 내편' 국민 효자 장고래 역을 맡게 됐다는 것.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리던 무렵 갑자기 비극은 또 찾아왔다. 박성훈은 "아버지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왔는데 다른 남자분이 받으시더라. '아버지가 지금 쓰러져 계신다. 몸을 못 가누신다'고. 저희 아버지가 신용카드를 배달하는 일을 하셨다. 60세가 훌쩍 넘으셔서 지하철이 공짜니까 타고 다니면서 배달을 하셨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곳에 가셨나보다. 고개 숙이며 피가 쏠리면서 약해진 혈관이 터지며 그렇게 된 모양"이라고 회상했다.
박성훈은 "슈퍼맨 같은,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같았는데 뇌출혈로 한쪽을 못 쓰시는 약해진 모습을 보니까 그 모습을 마주하기 힘들더라. 혼자서 대소변도 못 가리시고 음식도 간 음식만 드시고 혀도 반이 마비 되니 말도 어눌하게 하시고 그게 되게 속상했다"며 울컥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지금도 종종 말씀하신다. '주말드라마 하나 더 해'라고. 병원에서 다들 일찍 주무시니까 미니 시리즈는 재방으로 보는데 주말드라마는 환자들과 같이 보니 뿌듯하셨던 거다. 제가 가끔 가족 단체방에 캐스팅 기사나 호평 있는 기사를 전달 드리는데 아버지가 30초 만에 친척 단체방에 공유를 하신다. 굉장히 뿌듯해 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한다"고 털어놓아 뭉클함을 안겼다.
박성훈은 지금은 3년째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드리고 있으며, 연극하던 시절 누나 몰래 용돈을 챙겨주던 매형에게 소고기를 사드린 사실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